36년 만에 귀성. 귀경 행렬에서
빠져 한가하고 오붓한
설 명절 연휴를 보냈다
빨간색의 도로를 티브이로 보는
즐거움은 빨간색을 겪어본 자만이 아는
즐거움이겠지 ㅎ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로에 있어야
할 것만 같은 시간
교통상황을 검색하며 휴게소에 머무는
시간을 조절하던 시간에
티브이 리모컨을 쥐고 흔들어대는
한가한 이 시간
명절연휴마다 즐겨보고 싶었던 시간
이런 시간이 언제 오려나 했는데
교통상황 도로사정 신경 쓰지 않고
지내는 한가한 명절연휴 좋다
귀성. 귀경전쟁에선 빠졌지만
시댁이 되어버린 시간
예쁜 강아지 아들. 며느리 손님맞이에
부산스럽고 긴장되는 결혼 후
첫 명절
아침 일찍 반갑게 인사하며 들어와 주방으로 따라 들어오며
' 어머님 뭐 도와드릴까요~?'
''아냐 그냥 놀고 있어~''
'네~'
명랑하게 답하며 돌아서는 며느리 😁😁😁
오랜 시간 길에서 후달리며 내려가
대식구 사이에서 이리저리
마음 붙이느라 힘들었던 시간
쟤 하고 나 하고 익숙해지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까
나도
명절연휴마다 정체현상에 밀려다니며
동고동락하면서도 오~랜 시간이
걸렸었는데 쟤 하고도 그만큼의 시간이
들어야 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발랄하게 답 하며 돌아서 제짝을 찾아가는 모습에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오잉~?? 그냥 가는겨 ??
어이없어하는 시엄니 불뚝심이 겹치며
시작하는 설 명절 아침
그래도 저 이쁜 강아지들 덕분에
귀성전쟁에서 빠져나왔으니 고마워
해야 할 것 같다 🥰
식구 다 모여봐야 네 명
설거지도 적고 끼니때마다 차리는
상도 조촐하니 좋다
강아지들 후딱 보내고 느긋하게 누워
리모컨 운전하며 커피 한잔
귀성. 귀경에 빠져서 좋은 걸까
시댁에 안 내려가서 좋은 걸까
아무튼 좋다
정체 예정 시간을 방송해 줄 때마다
아이고 어쩌나 하면서도
비실비실 새어 나오는 놀부 심보를
감출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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