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생활 이야기

골프장에서 무슨일이......

김씨줌마 2004. 10. 18. 00:01

바람이 차가와지며....하루에도 열두번(?) 변하는 변덕스런 날이다....

찜질팩 끌어안고 커피한잔 들고 컴 앞에 앉았는데...벨이 울린다..

여보세여.....

전데여....(쌍둥이 엄마다..)

밤 주으러 갑시다.....

왠~밤....어디로..?

골프장으로....

골프장?...

 

간간히 골프장에서  공 줍는 척 하며 밤 주워온다는 소리는 들었는데...

본격적으로 밤 줏으러 가잖다....

바람도 불고......추운데.....

성화에 못 이겨....바람 쐰다는 기분으로 집을  나섰다...

집에서 30여 분 거리에  실버미어 라는 골프장이 하나있는데....

그곳에 밤이 많이 떨어져 있다고 한다...

 

쌍동이 엄마 데리고....밤 주으러 갔다....

영국와서 별짓 다 한다....생각도 들고.....재미 있을것도 같고....

남은 운동하는데.....그  근처에서 밤 을 줍는 다는 것도 우습고....

실버미어를 지나쳐 조금 더 올라가니.....밤 나무가 몇 그루있는데....

정말....

그 아래 밤이 지천으로 깔려 있었다.....

바람에 계속 두두둑 떨어지고......차가  지나가며 밟혀 으개지는 소리가  난다....

 

집을 나설땐 약간의 귀찮음이 있었는데....

떨어진 밤 송이에 맘이 급해졌다....

차를 길 섶에 세워노코.....목 장갑위에 고무장갑 끼고 비닐봉투하나 들고 나섰다...

송이안에 꽉 찬 밤 알을 꺼내며...감탄이 절로 난다...

먹을 수 있는 밤이 이러케 널부러져 있다는게 아깝고.....영국에서도 이런 밤이 있다는게 반가웠다....

후두둑 떨어지는 밤 송이 찾아....주섬주섬  주워담다 보니 어느새 봉지로 하나그득하다.....

한참을 줍다 돌아다 보니 쌍동이엄마가 보이질 않는다.....

더럭...걱정스런 맘에.....큰 소리로 부르니....

쌍동이 엄마.....아예 터를 잡고 앉아 밤 나무아래 또아리 틀었다.....

그 모습이 우습기도 했고.....봉지 하나씩 들고....부실부실 내리는 비에 가볍게

젖은 두 아짐의 모습도 우습고......

오랫만에 아이들처럼 재미나게 깔깔...웃었다.....

 

집에 돌아와 제법 수북하게 주운 수확물에 흐뭇한  맘으로....

아는 분도 조금 나눠드리고.....열심히 까서 냉동에도 너어두고....

한 접시 삶아 먹어보니....맛도 그만이다....

팍팍하고 단 맛이 아주 조아.....

밤 나무아래 표시해 두었다......내년에도 또 오자 했던 말이 생각나....비실비실 웃음이 나온다....

내년엔 없을텐데......

비 바람 끝난 다음날 다시한번 가볼까나......

b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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