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생활 이야기

어느 40대의 고백........

김씨줌마 2004. 9. 8. 21:57

   어느  40대의  고백.....

 

나는 내가 아닙니다.

아내 앞에서 나는 나를 내 맘대로

할 수 없는 아내의 남편입니다...

명세서만 적힌 돈 없는 월급 봉투를 아내에게..

내밀며 내 능력 부족으로 당신을 고생시킨다고..

말하며 겸연쩍어하는 아내의 무능력한 남편입니다....

 

세 아이의 엄마로 힘들어하는 아내의 가사일을..

도우며 내 피곤함을 감춥니다...그래도 함께..

살아주는 아내에게 고마움을 느낍니다..

나는 내가 아닙니다...

나는 아내의 말을 잘 듣는 착한 남편입니다...

 

나는 내가 아닙니다...

아이들 앞에서 나는 나를 내 마음대로 할 수가없는

세 아이의 아빠입니다...

요것조것 조잘대는 막내의 물음에 만사를...

제쳐놓고 대답부터 해야하고 이제는 중학생이 된....

큰 놈들 때문에 뉴스 볼륨도 숨 죽이며...

들어야 합니다...

 

막내의 눈 높이에 맞춰 놀이동산도 가고....

큰 놈들 학교 수행평가를 위해 자료도 찾고...

답사도 가야합니다...

유치원비, 학원비가 나를 옥죄어 와도 교복도....

얻어 입히며 외식 한 번 제대로  못하고...생일날...

케이크 하나 꽃 한송이 챙겨주지 못하고...

초코파이에 쓰다만 몽땅 초에 촛불을 켜고...

박수만 크게 치는 아빠....

나는 그들을 위해 사는 아빠입니다....

 

나는 내가 아닙니다...

어머님 앞에서 나는 나를 내 마음대로...

할 수가 없는 어머님의 불효자식입니다...

시골에 홀로 두고 떨어져 있으면서도 장거리...

전화 한 통화에 아내의 눈치를 살피는 불쌍한 아들입니다....

 

가까이 모시지 못하면서도 생활비도...

제대로 못 부쳐드리는 불효자식입니다...

그 옛날 기름진 텃밭이 무성한 잡초밭으로....

변해 기력 쇠하신 당신 모습을 느끼며...

주말 한 번 찾아 뵙는것도 가족 눈치 먼저....

살펴야 하는 나는 당신 얼굴 주름살만 늘게하는

어머님의 못난 아들입니다....

 

나는 내가 아닙니다....나는 나를 내 마음대로....

할 수가 없는 40대 직장 노동자입니다...

월급 받고 사는 죄목으로 마음에도 없는...

상사의 비위를 맞추며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말도 삼켜야 합니다....

 

정의에 분노하는 젊은이들 감싸안지도 못하고...

그냥 그렇게 고개 끄떡이다가 고래 싸움에..

내 작은 새우 등 터질까 염려하며 목소리...

낮추고 움츠리며 사는 고개 숙인 40대 남자....

 

나는 내가 아닙니다...

나는 내가 아닙니다...

집에서는 직장 일을 걱정하고....

직장에서는 가족 일을 염려하며....

 

어느 하나 내 마음대로 할 수가 없는...

엉거주춤..어정쩡...유야무야한 모습....

마이너스 통장은 한계로 치닫고 월급날은..

저 만큼 먼데 돈 쓸 곳은 늘어만 갑니다.

포장마차 속에서 한 잔 술을 걸치다가...

뒷 호주머니 카드만 많은 지갑 속의 없는 돈을..

헤아리는 내 모습을 봅니다...

 

나는 내가 아닙니다...

나는 가장이 아닌 남편...나는 어깨 무거운 아빠....

나는 어머님의 불효자식....

나는 고개숙인 40대 직장인....어느 것 하나...

제대로 껴안을 수 없는 무능력한 사람이어도....

그들이 있음으로 나는 행복합니다....

그들이 없으면 나는 더욱 붕행해 질 것을  알기때문에

그들은 나의 행복입니다..,.

 

나는 나를 내 마음대로 할 수가 없지만

그래도 나는 내가 나 일때보다

더 행복한줄 아는

40대 입니다..............

 

 

원종합장......

 

 

퍼온 글인데.....나는 나를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40대가 ......나를 생각케 했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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