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40대의 고백.....
나는 내가 아닙니다.
아내 앞에서 나는 나를 내 맘대로
할 수 없는 아내의 남편입니다...
명세서만 적힌 돈 없는 월급 봉투를 아내에게..
내밀며 내 능력 부족으로 당신을 고생시킨다고..
말하며 겸연쩍어하는 아내의 무능력한 남편입니다....
세 아이의 엄마로 힘들어하는 아내의 가사일을..
도우며 내 피곤함을 감춥니다...그래도 함께..
살아주는 아내에게 고마움을 느낍니다..
나는 내가 아닙니다...
나는 아내의 말을 잘 듣는 착한 남편입니다...
나는 내가 아닙니다...
아이들 앞에서 나는 나를 내 마음대로 할 수가없는
세 아이의 아빠입니다...
요것조것 조잘대는 막내의 물음에 만사를...
제쳐놓고 대답부터 해야하고 이제는 중학생이 된....
큰 놈들 때문에 뉴스 볼륨도 숨 죽이며...
들어야 합니다...
막내의 눈 높이에 맞춰 놀이동산도 가고....
큰 놈들 학교 수행평가를 위해 자료도 찾고...
답사도 가야합니다...
유치원비, 학원비가 나를 옥죄어 와도 교복도....
얻어 입히며 외식 한 번 제대로 못하고...생일날...
케이크 하나 꽃 한송이 챙겨주지 못하고...
초코파이에 쓰다만 몽땅 초에 촛불을 켜고...
박수만 크게 치는 아빠....
나는 그들을 위해 사는 아빠입니다....
나는 내가 아닙니다...
어머님 앞에서 나는 나를 내 마음대로...
할 수가 없는 어머님의 불효자식입니다...
시골에 홀로 두고 떨어져 있으면서도 장거리...
전화 한 통화에 아내의 눈치를 살피는 불쌍한 아들입니다....
가까이 모시지 못하면서도 생활비도...
제대로 못 부쳐드리는 불효자식입니다...
그 옛날 기름진 텃밭이 무성한 잡초밭으로....
변해 기력 쇠하신 당신 모습을 느끼며...
주말 한 번 찾아 뵙는것도 가족 눈치 먼저....
살펴야 하는 나는 당신 얼굴 주름살만 늘게하는
어머님의 못난 아들입니다....
나는 내가 아닙니다....나는 나를 내 마음대로....
할 수가 없는 40대 직장 노동자입니다...
월급 받고 사는 죄목으로 마음에도 없는...
상사의 비위를 맞추며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말도 삼켜야 합니다....
정의에 분노하는 젊은이들 감싸안지도 못하고...
그냥 그렇게 고개 끄떡이다가 고래 싸움에..
내 작은 새우 등 터질까 염려하며 목소리...
낮추고 움츠리며 사는 고개 숙인 40대 남자....
나는 내가 아닙니다...
나는 내가 아닙니다...
집에서는 직장 일을 걱정하고....
직장에서는 가족 일을 염려하며....
어느 하나 내 마음대로 할 수가 없는...
엉거주춤..어정쩡...유야무야한 모습....
마이너스 통장은 한계로 치닫고 월급날은..
저 만큼 먼데 돈 쓸 곳은 늘어만 갑니다.
포장마차 속에서 한 잔 술을 걸치다가...
뒷 호주머니 카드만 많은 지갑 속의 없는 돈을..
헤아리는 내 모습을 봅니다...
나는 내가 아닙니다...
나는 가장이 아닌 남편...나는 어깨 무거운 아빠....
나는 어머님의 불효자식....
나는 고개숙인 40대 직장인....어느 것 하나...
제대로 껴안을 수 없는 무능력한 사람이어도....
그들이 있음으로 나는 행복합니다....
그들이 없으면 나는 더욱 붕행해 질 것을 알기때문에
그들은 나의 행복입니다..,.
나는 나를 내 마음대로 할 수가 없지만
그래도 나는 내가 나 일때보다
더 행복한줄 아는
40대 입니다..............
원종합장......
퍼온 글인데.....나는 나를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40대가 ......나를 생각케 했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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