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이 느닷없이
영화 보러 갑시다~소풍
해서 영화 소풍을 보고 왔다
절친이면서 사돈이기도 한 친구사이
진금순과 고은심
약을 한 주먹씩 먹는 늙은 에미한테 또
사업 도와달라며 자기 자식 캐나다
유학도 보내야 한다며 돈 달라고 조르는
아들놈 미워
마침 올라온 사돈 금순과 같이
고향 남해로 내려가는 은심
어릴 적 친구와
고향 남해로 여행을 가는 이야기라고..
시작은 가벼웠는데
끝나고 나올 때는 많은 생각에
마음이 먹먹했던 영화
소풍
어릴 적 친구이면서 첫사랑 이기도 한
세 친구
진금순 고은심 정태호
마음은 이팔청춘 어릴 적 마음 그대로인데
어느새
몸은 늙고 병들어 내 몸이 내 맘대로
움직여주질 않는 나이가 되었다
뇌종양에 걸린 태호
파킨슨 병을 앓고 있는 은심
골다공증이 심해 뼈에 문제가 생겨
허리를 못쓰는 지경에 이른 금순
그러나
자식들과는 이런 사정을 공유하기엔
마음이 복잡하다
자식들과는 공유하기 어렵지만
깊은 속까지 공유하고 위로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친구사이
그런 친구 사이인 금순과 은심이
보기 좋았다
키오스크로 햄버거를 주문하면서
음료 주문을 못해 버거만 잔뜩
사들고 나온 금순과 은심
나이 들어가며 만나는 세상도 낯설고
어려운데 이 어려운 세상은 뭘 자꾸
새로운 것을 배우라고 한다
은심은 복잡한 마음으로 내려온 고향에서
고향 남해도 리조트 개발로 오래 마음을 주고받으며 살던 마을 사람들도 편이 갈려 싸우고
개발로 평생 살아온 터가 사라질 위기의
엄마보다는
아파트에 살아보고 싶다고 개발에
찬성하라는 자식과 부대끼는 금순과
어린 시절 추억도 나누며 지낸다
소식 없던 친구는 요양원에 있고
요양원 친구를 보며
내 부모가 생각나고 금순이 허리가
고장 나 기저귀를 찾을 때는 내 부실한
허리가 생각나 기가 막혀 눈물이 났다
난 존엄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극하게 위중한 상태가 아니어도
내가 내 몸을 내 맘대로 움직일 수 없을 때는 내 의지로 삶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날씨가 화창한 날
집을 청소하고 예쁜 옷 입고
김밥을 싸서 용기 있게 집을 나선
나선 금순과 은심
두 친구의 용기가 공감이 가면서
나에게도 그런 용기와 강단이 있을까
생각해 봤다
마지막 소풍길에 싸 온 김밥을 먹으며
김치라도 가져올 걸 하는 아쉬움엔
서글픈 웃음이 터진다
어린 은심이가 맑은 목소리로
'바닷가에서'라는 노래를 부를 때마다
이 노래가 이렇게 슬픈 노래였나 싶게
서글퍼 눈물이 났다
분장 필요 없이 그 세월 그 모습 그대로
노 배우들의 열연도 감동이었고
너무 젊지도 너무 나이 들지 않은
나이에 본 영화는 나의 현실을 빗대어
생각해 보는 마음 먹먹한 영화였지만
복받치는 울음이 아니어서 좋았다
영화가 끝난 후 자꾸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 '바닷가에서' 참 좋다
바닷가에서
해당화가 곱게 핀 바닷가에서
나 혼자 걷노라면 수평선 멀리
갈매기 한두쌍이 가물거리네
물결마저 잔잔한 바닷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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