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폰을 쓰면서 받고...걸기를 주종으로 삼고 있는 나에겐 문자를 날린다는게 여간
부담스러운게 아니었고......이거 그다지 안 필요해.....라는 똥배짱을 부렸었다....
구박을 받고....눈치를 받으면서도 문자 날리기를 거부했었다....
쌍받침.....숫자....열심히 쓴다고 썼는데......나중에 확인해 보니....이상한 문자만이
남아있기 일쑤였다.....
실금실금 연습하여 이젠 제법 제대로 된 문장을 날리며 시간도 마니 줄어들었다.....
처음 문자 날리던 날.....
아들을 교대에서 만나기로 했었다.(나는 이미 교대역에 서 있었다....)삼성역에서
출발한다는 문자를 받고.....답장을 보낸다며....문자와 실갱이를 하고 있었다....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며 두꺼운 손가락으로 열심히 문자 찍고 있는데......
누가 뒤에서 쿡~찌른다...(너무 열시미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철이 들어온줄을
몰랐다....)
돌아다 보니....아들이 벌써 도착해서....정신없이 핸폰과 씨름하고 있는 엄마를 킬킬
거리며 쳐다본다......
'엄마....나 왔는데....뭐해..?'
'어~너 한테 문자 보내고 있었지~~....'
둘이 쳐다보며 어이없이 킬킬거리며 웃었다.....
삼성역에서 교대까지 올 동안 ..'너 어디오니....'이 다섯글자를 찍고 보내지도 못했다....
문자 쓸일 없다 했더니.....주로 문자들을 보낸다....
언제 시간있니......어디니.....뭐하니.....등등
아니....
전화를 해야지....왜~모두 문자로 날리는거야 도대체.....
문자 찍는 손들도 우찌나 잽싼지.....부럽기까지 했다.....
손바닥보다 더 작은 핸폰 들여다 보며 손가락 뻣뻣해 지도록 연습해서.....
요즘은 좀 시간도 줄어들고.....제법 말 다운 말로 문자를 날리고 있다.....
문장은 되는데.....시간을 써야 하는데 .....이 숫자를 어찌 써야 하나 또 연구해서
지금은 숫자도 문장속에 집어너코 제대로 잘 날리고 있다.....
참.....
세련된 세상이다.....
둔탁한 아짐도 문자를 날리고 있으니.....
그런데.....
문자를 써 보니 ......편리한 점도 있긴하다.....
전화하기 어려울때.....받기 어려울때.....살짝살짝하는 사용은 또 다른 조용함과
재미를 느끼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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