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생활 이야기

아지매....아지매....

김씨줌마 2004. 2. 26. 18:17

한동안 잠잠했다고 생각되던 건망증이 다시 실금실금 고개를 들었다...

감자 찐다고 올려노코  잊어버려  경보기가 울리고 나서야 허겁지겁 달려가 불끄기.....(그동안 냄새도 맡았으련만....)

국 끓여놓고 밥 다 먹은 다음에 생각하기는 다반사고....

손님 초대해 노코 준비한 음식 빼 먹고 안 주기.....

식사 하면서 계속 뭔가 허전하면서도 생각이 안 난다.....

질과 양을 따질 수 없이 잊어버리기를 수없이 하고  짜증도 나고, 우습기도하고.....

 

작년부터 용기를 가지고 퀼트반에서 수업을 듣고 있다....

3개월 한 텀으로 지금 세텀째 듣고 있는중.....과~~묵하게....

정말...우째 그리 말들도 빠른지....귀가 윙윙그린다...

이불하나 하기를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완성이 안 되고 있다....왜냐면...

수다때문에....

바느질을 하러 왔는지 수다만 떨러 왔는지 주 목적이 뭔지를 모르겠다....

 

첨 교실에 들어가니  젊은 할머니, 조금 더 나이 든 할머니....모두 할머니들이다....

사십이 넘은 이 외국인과  바느질 고수인 앤이 젤 젊다...

동기생 3명이 같이 시작했는데 그래도 젋은 내가 쪼매 빨라 거의 이불이 완성되었다...

근데.....

이번텀에 새로들어와 바느질보다는 수다에 더 정성을 쏫던 멋쟁이 할매가  얼마전부터는 시비(?)를 자꾸 붙는다....

너는 왜 선생하고만 말하고,  자기들 대화에 끼어들지 안느냐고....참..내..

느그들이 아냐? 나도 수다떨고 싶다.....정말.....

안 되는걸 어쩌냐.... 너 한국가가 살아봐.....나 만큼이나 되나.....

선생이 한소리 거들어 용기를 준다.....그래도 지금 마니 조아졌다....

너...첨에는 정말 힘들어 했었지? 하고.....변함없이 버벅거리는 날 두고....ㅎㅎㅎㅎ

 

얼마전에 퀼트 샵에 주문해 논 물건이 왔다고 연락이 왔었다....

내 물건 찾으러 왔다고......가서 얘기를 해야 하는데.....

어딘가에서 무슨일을 해야할때면 나가기 전에 울 아들에게 물어본다.....

아들....이러구저러구 얘기하면 되냐?

하면 그게 아냐....하고 고쳐주면....그거 외워가서 써 먹곤 했다....

내가 물어볼때마다 울 아들 귀찮아 했었는데.....요즘 내가 못을 꽉 박았다....

너...내가 한글 가르켜줄때 얼마나 친절(?)하게 가르쳐 줬는데.....넌 왜 안 친절해 .....하고.....(친절은 얼마나 친절했을까마는..)

그 덕에 조금 친절해 졌다....울 아들....

 

암튼...

준비하며 물었다.....

이러구저러구 얘기하면 되냐?....

그런데...

당연히 그게 아니고....해야 될 아들이 응....하고 간단하게 대답했다...

그래? 아이고 기특.....하네....하고 얘기를 하는순간.....하네가 끝나기도 전에...

내가 뭐라고 말했나 잊었다....

아들을 쳐다보며 "내가 지금 뭐라고 했냐?...."  울 아들 뒤집어 지며...한다는 소리...

엄마....이제 영어가 넘 편해서 자연스럽게 팍팍나와?....(그런거면...얼마나 조아........)

한바탕 웃고, 다시 외워서 가게로 출발....

문 열고 들어가며 주인 쳐다보니.....주인이 웃으며 먼저 얘기 다~~한다...

내가 해야 할 말까지....

연습한 말 써 먹지 못하고, 실실 웃다 한마디 했다....땡큐~...

한번 제대로 써 먹을렸더니....ㅋㅋㅋ

quilt2

 

 

quilt3

 

위의 사진은 거의 끝나가는  싱글사이즈 이불이고....

아래의 사진은 새로 시작한 벽걸이다.....

과묵하게 두시간씩 버텨가며 이룬 성과.....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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