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생활 이야기

비틀며.....수양....

김씨줌마 2004. 2. 16. 05:29

두달에 한번 꼴로 50 여명분의 점심식사 준비를 하고있담니다...

왜냐고여...??

절에 가기때문에...

한달에 두번.....첫째...세째 일요일에 법회가 있담니다...

영국에 하나뿐이 절이라.....

법회가 있을때는......런던 북쪽이나...남쪽에서 사시는 분들이 오신답니다...

소식도 전하시고,....소식도 듣고.....

 

순번을 정하고...조를 짜서 음식준비를 하는데.....

이번에 우리 순번이라.....

그런데....문제가 생겼었어요.....

울 조에서  한국으로 돌아가신 분들이 젤로 많았담니다....

6명 한조인데.....3명으로 팍..줄었데여...

국수 삶기.....죽 끓이기...카레하기....야채 짜장밥하기....등등.....

별별거 다 해 봐도....그 중 젤로 깔끔한거이 비빔밥....

뜨문뜨문 오시는 외국신도에게도 조코......

우리조는 무조건 비빔밥으로 밀고 있었는데....

보통은....

나물하나에....과일이나 전을 하나씩 더 해왔는데.....이번엔.....

인원이 반으로 준 관계로.....

양은 똑 같은데....가지수가 늘어났지여....에공...

 

비빔밥 재료중 무생채와 오이무침...전을 맡았는데......

통통하고 늘~씬한  무 6개 채 썰어 소금에 절이고....오이 채 썰어 절이고...

김치 버무리는 통으로 그득~하다......이놈들을 모두 비틀어 짜는데

손목이 시큰시큰......에공....관세음보살....

새콤달콤하게 무쳐서 봉지하나 가~득 담아 노코.....

이번엔 전......

뭘할까....궁리하다 ...시금치 전으로 정했담니다....

시금치 데쳐...쫑쫑썰고.....홍당무 성글게 갈고....캔 옥수수 대충대충 다지고....

밀가루에 버무리니....커다란 플라스틱 통으로 그득하다....

먹기좋게 부치려니...오~~~랜시간  걸려서 완성......에휴....

그래도 맛있게 드실 여러 신도님들을 생각하며....관세음보살.....

 

숙주..묵..참나물...도라지..(참나물과 도라지는 말린것이 들어온답니다)등...

갖가지 나물들을 조로록 모아노코..그릇그릇 나물을 담아 싸아노코....

점심공양 시간이 시작되면 한분은 밥을 푸시고...한분은 국을 뜨시고....

다른분들은 날르시고.....부산하게 움직여.....드뎌.....공양시작....

맛있다는.....품평을 들으며....흐믓.....

 

시금치 전이 생각보다 맛은 있는데....

사실 색깔면에서는 생각보다 덜 예뻤답니다....

첨에는 모두들.....검은색으로 변한 시금치를 보고...이게 뭔고..!!!!

먹어보곤....맛있네.....아이들에게도 조켔다.....끄덕끄덕.....

한번 해 보셔여....

바로 해서 먹으면 색도 조코....맛도 괜찮고....야채 안 먹는 아이들에게도 조코.....

점심공양 당번을 하면서....매번 나물을 비틀어 짜며.....

이것도 수양이다 싶을때가 있지여....ㅎㅎㅎㅎㅎㅎ

다음번 공양에도 비틀어야 할듯하고......도착해 있는 연꽃등의 꽃잎도

다음 주부터 비틀어 만들기 시작하기로 했고.....

열심히 비틀면서.....모두모두 성불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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