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영국답게....
이곳에선 사람도, 집도, 자연도 지나온 세월만큼 인정을 해준다는 느낌이
들었담니다.
백여년이 지난 집이 요즘 지은 집과 모든것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가격이나 시설이나.....
어떤이는 오래된 문 고리에 반해서 어떤이는 복잡한 구조에 반해서 ,
어떤이는 변하지 않은 외관에 반해서 오래된 것을 좋아한다.
나무도.....졸졸 흐르는 냇물도.....
먹은 나이만틈 역사와 추억을 가지고 있답니다.
길을 거니는 이들의 노고를 잠시 녹여주는 거리의 의자에도, 추억을 심고 있답니다.
그 의자를 후원한 이나 혹은 그 의자를 만들었을듯한 사람의 이름이
거리, 혹은 공원의 의자에 이름이 새겨져 있답니다.
복실이의 의자......다운이의 의자....등등..
언제부터 언제까지 살았다는 년도도 새겨져 있지여...
비.바람에 쓸려 까칠한 모습이여도 정겹게 느껴져 길을 가다 잠시 쉬면서도
그 이름과 년도를 헤아리며 그 나름의 추억을 생각해 본답니다.
가격형성이 상상하지 못할 만큼 고가인 엔틱가구를 보고 있으면.....
딜러가 열심히 얘기하는 탁자나 서랍장 모서리의 조각, 식탁의 다리에서
베어나오는 추억과 나이를 들으면, 감탄이 절로 나오져...
그와 똑같이 재연해 놓은 가구들의 가격은 오래된 가구의 가격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가격과 깊이를 가지고 있답니다.
울 나라의 탤런트는 모두 젊고 예쁘고 어리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곳의 탤런트들은 천차만별이랍니다...
어린이부터...십대...이.삼십대....목에 주름이 주굴주굴 그대로 들어난
할머니, 할아버지 배우들까지......
분장으로 표현할 수 없는 인생이 얼굴에 보여지고, 좀 더 친근감있고, 대본으로는
느껴지지 않는 생의 깊음이 느껴지기도 하답니다.
슈퍼에 가도 돋보기를 착용한 분들이 많고, 십대의 아이들도 있고, 장애가 있어
계산대에 올라서서 일하는 분도 있지만....아무도 그들을 이상하게
보지않고, 이상하게 보여지지 않는게 왜 일까..........생각케됨니다.
가끔.....
십대의 아이들이 카운터 운영에 있어 미숙함이 있을때, 노인분들이 능숙하게
일을 처리해주는 것을 보면 훈훈함이 느껴지기 까지 하답니다.
언젠가 골목입구에 서 있는 빨간 우체통 중 역사가 가장 오래된 우체통을
찾아 신문에 이름이 났었지여....
현재 ....동네에 남아 있는 우체통에도 모두 연도가 기록되어 있어서 그것을
보고 있으면 우체통의 나이가 나오죠......
오래된다는 것이 슬프거나, 쓸모가 없어지는것이 아니라....
역사와 추억과 연륜을 쌓아 가는 것이라는 것을 오래된 영국에서
느껴지고 있답니다.
역사와 추억이 점점 엷어지는게 아쉬운 요즘....
새것이 좋을때도 있지만....언제나 새것보다는 오래된것도 좋을때가
있고, 그 깊이가 느껴질때의 기쁨도 있답니다.
요즘들어 슬금슬금 미소짓게 만드는 일....
머리 하얀 할머니가 되어 빨간 맆스틱 바르고, 예쁜 스카프하고.....
옆에 멋진 할배랑 드라이브.......부~~웅
'영국생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닭이 먼저.....달걀이 먼저.... (0) | 2004.02.20 |
---|---|
비틀며.....수양.... (0) | 2004.02.16 |
입춘대길..... (0) | 2004.02.05 |
아름다운 식사모임..... (0) | 2004.01.23 |
잠 때문에....누구 내 말좀 들어봐여.... (0) | 2004.0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