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구경 이야기

쌩~고생한 하루 - 운길산

김씨줌마 2011. 8. 12. 10:06

시도때도 없이 비 소식인  날씨속에 모처럼 반짝한 하루....

아름다운 두물머리 경치를 볼 수 있다는 운길산 수종사.......한번 가봐야지....하고 맘 먹고 있던터라....

비 소식 없는 하루  무작정 길을 나섰다.....

 

옥수역 근처에 살고있는 친구를 만나 같이 가기로 했었지만......친구의 갑작스런 사정으로  함께 가지 못하고 집을 나선김에

혼자라도 가기로 했다.......

옥수역에서 중앙선 용문행을 기다리며 아름다운 두물머리 풍경을 볼 생각에 즐거운 시간이였다......

앞으로의 고행은 상상도 못하고.....ㅋㅋㅋㅋ

 

 

 

평일인데도 사람들로 꽉~찬 중앙선 열차를 타고 운길산 역에 도착했다......

집에서 8시30분에 출발....옥수에서 중앙선으로 갈아타고 운길산역에 도착하니 시간은 11시 20분경이 되었다.....

그래....다른 이들의 글에서 본 사진의 모습......사진을 찍으며 흐뭇한 시간이였다.....

 

 

오른쪽으로 가서 굴다리 지나라고 했지.......그래....이 굴다리였군.....

오늘은 볼 수도....만날수도 없었던 풍광을 생각하며 김치국물 마시던 시간이였다.....운길산역 앞에서라도 밥을 먹었어야만  했다....

1시간여 등반이라해서 가볍게 생각했다.......큰 코 다친 하루가 시작되는 순간이다......

 

 

비닐하우스에서 참~하게 자라고 있는 상추......날씨가 덥다곤 하지만  비닐하우스에서 내뿜는 열기는 대단했다....

 

 

적당한 바람....시원한 초록의 풍광......오랫만에 걸어보는 시골길이 좋아 길거리의 옥수수도 예뻐보였었지.....

 

 

 

 

 

등산로......이 글씨를 무시하면 안되는 거였다......등산로는 무시하고......

수종사만 보고 발걸음도 가볍게 콧노래까지 부르며 걸어간다......주제파악 못하고.......

 

 

요래 이쁜 실개천에 인증샷도 날려주고....

 

 

알몸에.....가지도 모두 없어진 몸뚱이로 하늘에 삿대질하고 있는  이 개념없는 나무도  인증샷 날려주고....

 

 

수종사를 향해서 길따라 좁은 시골길을 걷는다.....

 

 

좁은 길을 걸으며 아침겸  가져간 바나나 세개를 먹었다....하늘에 삿대질하는 나무만큼이나 정신머리없는 아짐의 아침이였다..

 

 

운명의 다리.....(이 날 ...나에겐 그랬다) .....이 다리를 겁없이 건너지 말아야 했다.....

다리를 보면서 ....자동차길이 있다고 했는데......어디서 잘못됬지....생각했지만.....다른 이들을 따라 그냥 다리를 건넜다....

여기서라도   배를 든든이 채우고 길을 다시 확인했어야만 했다.....

 

 

등산로를 따라 씩씩하게 걸어갔다......다행스럽게 정상으로 간다는 가족을 만나서 따라 붙었다.....

 

 

지난번 폭우에 길이 무너져......등산로가  끊어졌다.....이어졌다를 반복하고 있어.....무너져내린 계곡의 돌더미를 건너다니며

올라갔다......이제는 되돌아갈수도 없는 상태......무조건 가야한다.....많은 비로 물러진 흙길을 조심조심......이때만해도 정신못차리고

사진도 찍고.....사진찍느라 쳐져 놓친 앞사람들 따라 가느라 혼자 바빠죽는다고 재미있었다.....

 

 

산은 자꾸 깊어지고 가파라지는데.....등산로는 무너져 앞 서서 가던 가족일행이 하산하기로 결정하고 되돌아가는 순간.....

난 어떠케 해야하나 고민하며 둘러보는데......언덕위로 자동차길이 보였다......원래 가고자 했었던 포장도로가 이제서야

눈에 띄였다......중간에 자동차 길로 올라간 사람들이 많았는지......등산로처럼 단단하게 길이 다져져 있어 무난하게 자동차길로

올라왔다......이 길이 평지같아 보이지만 50도 가까운 오르막 길이다...

 

 

이미 숨은 턱에 차오르고 있다......혹시 하고 꽝~꽝 얼려갔던 얼음물을 하나 열어 조금씩 목을 축였다.....

언덕에 올라와서 등산로를 찍어봤다......저 아래 길 위에 점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되돌아가는 가족이다.....

 

 

땀은 비오듯하고........숨은 턱에까지 차올랐다.......돌아갈까 했지만 수종사까지...0.97 킬로......갈수있을것 같아

여기서 잠시 숨을 고르고 걸음을 재촉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쉼 없이 오르막길이였다......5 - 60도 정도 되는 오르막 비탈길의 연속에....오고가는 차들도 힘겨워 고무탄내를

내뿜고......살짝살짝 뒤로 밀려 맷돌 돌리는 소리를 낸다.....더 이상 오르지 못하고 조심조심 차를 돌려 내려가는 차도 보인다....

 

 

이제는 심장이 터질것 같이 숨을 몰아쉬고.....다리도 제정신이 아니고.....길이 이러케 험한데.....대책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무작정 집을 나선 아짐......아침밥이라도 든든이 먹고 오는건데......후회 뿐이고.....초코렛이 간절할 뿐이고.....

 

 

평온해 보이는 저 길이......끝없이 오르막길이였다.......저 모퉁이만 돌면 조금 날까......조금만 올라가면  수월한길이 나올까.....

했지만......여전이 배신때리며 오르막길을 보여주는 운길산......

산을 타는 사람들은 1 시간 정도면 충분히 올라갈수있는 거리이고....힘은 들지만.....준비를 잘 해왔다면 1시간15분 정도면 오를수 있는

길이였지만.......준비 부족으로 집을 나선 아짐에겐 고행의 연속이였다.....

 

 

차를 가지고 중간까지 올라와 대충 주차하고 걸어가는 사람들도 보였다.......어디 앉아 쉴때도 마땅치 않아....아무 돌더미에...

나무뿌리에 주저앉아 숨을 고르며 살짝살짝 보이는 두물머리 풍경에 마음을 다잡아보기도 했다....

 

 

 

 

 

 

 

 

비에 흙이 모두 쓸려내려간걸까.......길 가의 나무들이 뿌리를 밖으로 내보이고 있다.....

 

 

저 언덕위에 엉금엉금 기어 올라간 차들이 서 있는걸보니.....다 왔는가 싶다......헉~헉 거리는 숨을 고르며 올라가 봤지만...

저 다음부턴 또 흙길이 이여졌다........10분정도만 더 가면 수종사에 다다를것 같은데.........하늘이 노랗다......

심장은 터질지경이고......상의는  이미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30 여분을 쉬면서  더 갈것인지......되돌아 갈것인지 생각을 했다.......더 가자니 숨 넘어갈것 같고.....내려가자니 올라온게 아깝고....

바나나 세개먹고 올라온 운길산 땀은 비오듯 하는데....얼음물도 다 되어가고......맨날 넣어가지고 다니던 사탕도 오늘은 한 개도 없었다...

 

 

숨을 고르며 쉬는 사이 시계는 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6시 까지는 집에 돌아와야 하기때문에 서둘렀어야 했는데.....

서두룰수없는 길이였다......아쉽지만.....수종사와는 아직 연이 닿지않는건가 보다 여기며  더 이상 무리하지말고 내려가기고 했다....

내려가는 길도 녹녹치않기에......

 

 

수종사를 코 앞에 두고......저 멋진 풍경을 눈 앞에 두고.......아쉽지만.....내려가기고 했다.....다음으로 만남을 미루고.....

내려가는 길도 만만치않은 길로 발걸음을 돌려세웠다....참.....소득없이 쌩고생만 한 하루......아니.....준비없이 나서면 고생한다는것을

다시한번 공부한 하루.........힘들었지만......아름다운 풍광에 눈과 마음이 정화되었던 하루였었다......하지만....

운길산.....너무 힘들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