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중 기도도 잘 끝냈고....연휴의 끝자락인 광복절 휴일에 가볍게 바람이나 쐬자며 나선
강화도 전등사......
왕복 1 차선의 좁은 길은 차들로 꽉~들어차 인내심 테스트를 시키고 있었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며 전등사 남문주차장에 도착해서 주차를 하고..
전등사를 향해 걸었다.....
어느 비바람에 이리 허무하게 쓰러졌는지.....뿌리의 반이 뽐힌채 거목이 길~게 누워버렸다...
올 여름은 비로 시작해서 비로 끝을 내려는지....툭~하면 비 소식이다....
그 덕분인지.....짙은 나무냄새와 새소리와 더불어 졸졸졸졸 물소리가 시원하게 들린다.....
밀리는 길을 따라 찾아오느라 올라갔던 짜증 게이지가....어느결에 슬그머니 내려가
꼬리를 감추게 만드는 길......참.....좋다..
허거덕~돌 언덕......
운길산의 고생여파로 요즘 언덕만 보이면 무조건 입 먼저 벌어진다....
이것쯤은 껌 값이지만....
돌 틈에 피어나는 풀.....그 질긴 생명력이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2500원의 입장료를 내고 삼랑성 입구롤 들어선다.....
잘 다듬어진 성벽보다 왠지 더 정감있고, 무질서 속에 질서가 보이는 막돌로 쌓은 성곽이
친근하게 느껴진다...
아름다운 흙길을 따라 힘을 빼고 터덜~터덜 걸어본다.......
양헌수 장군의 승전비..
1866년 병인양요때 367명의 군인들과 함께 프랑스 군대를 물리친 양헌수장군의 공적을 기리는 비..
힘을 주어 돌려야 하는 윤장대.....
업장소멸을 기원하며 한바퀴.....소원성취를 발원하며 한바퀴......
전등사 입구에 있는 죽림다원....
전등사에 구성되었던 승병들의 초소가 있던 자리에 만들어진 찻집....
승병들은 이곳에 본진을 두고.....전등사와 삼랑성 일대를 적군으로부터 지켜냈다고 한다...
지금은 전등사를 찾는 이들에게 휴식의 장소가 되고 있는 죽림다원..
전등사 대조루
전등사 경내로 들어서는 입구에 세원진 누각 대조루...
언제 지어졌는지 알수없으나 고려말 대학자 목은 이색의 '전등사시'에서 대조루를 읊은
시조가 있는것으로 보아 고려말에 이미 있었던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1932년 사찰안의 건물들을 다시 수리하면서 새로 지었다고 한다...
전등사 경내 모습..
누구의 공덕일까....대웅보전 앞마당의 불공드리는 모습의 조각이 예쁘다..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대웅보전에서 오수를 즐기고 있는 멍멍이.....
이곳에서 10년쯤 살았다고 하는데...녀석...과감하게 부처님전에 엉덩이 들이밀고 잠들었다....
퇴색되었어도 아름다운 단청과 작지만 단단해보이는 대웅보전의 모습이다..
과거, 현재, 미래불을 함께모신 삼존불...석가여래, 약사여래, 아미타여래가 모셔져 있다...
부처님전에 있는 불꽃모양의 거울은 업경대 또는 업경륜이라 부른다..
업경대는 죽은사람이 생전에 지었던 죄업을 보이게 하는 거울로, 염라대왕이 갖고 있다하여
업경륜이라 부르기도 하는데......저승에 가면 생전에 지은 선업과 악업이 그대로 비추어진다고 한다...
업경대는 죄를 짓지말고 선행을 행하라는 뜻을 보여주고 있다....
커다란 화분에서 자라는 수련과 연꽃....
기와불사도 하나 하고...
단청이 고은 향로전...
법당을 관리하던 사람들이 살던곳으로 조선시대에는 상궁이나 나인들이 기도하던 곳으로 쓰이기도 했다고한다..
요 귀여운 동자승들은 어느 님들의 발원을 안고 이곳에 모여계시는 걸까....모두모두 성불하소서....
명부전을 둘러싸고 영가등들이 걸려있다......
조금은 흐린 날씨와 초록의 숲 속에서 하얀 영가등이 아름답게 도드라져 보인다....
명부전 안에 들어와 있는 금강역사(?).....
이 전각은 죽은 사람들이 49일이 지나 재판을 받을때까지 49재를 지내는 곳이다....
지장보살을 비롯해 시왕, 귀왕등 모두 29존상이 모셔져있는 명부전...
죽은이를 재판하는 시왕이 있는곳은 명부전, 지장보살만을 모셨을 경우는 지장전이라 부른다..
보물 393호인 범종...
1097년 중국 하남성 숭명사에서 조성되었는데...종소리가 맑고 아름다운게 특징이라고 한다....
범종의 아래부분은 마치 레이스 띠를 두른것처럼 구불구불 독특한 모양이다...
범종 앞 나무에 새겨져 있는 달마상...
마치...오체투지를 하는것 같이 대웅보전 부처님을 향해 누운 소나무..
날아오를듯 날렵하게 보이는 처마의 모습...
단정한 모습에 정교한 조각 장식으로 꾸며져서 조선중기 건축물로서는 으뜸이라고 한다...
늘어지게 자고 있더니 어느결에 일어나 법당앞에 버티고 서있는 멍멍이....
성격은 온순하지만 만지는것은 싫어라 한단다.....특히...잠잘땐 더욱....
조석 예불에 사용하는 종루.....
스님들이 경전을 공부하던 강설당......
지금은 불교대학의 교실로 쓰이기도하고 옆에 작은 기념품 가게가 운영되고 있다....
각기 다른모습으로 대웅보전의 네 귀퉁이를 받들고 있는 나부상....
사랑을 약속했던 도편수를 배신하고 도망간 주모.....욕심에 눈 먼 여인을 징계하고자 하는 마음일까...
잘못을 참회하고 세세생생 바르게 살아가라는 염원이 들어있는 것일까.....
정체되어 오고가는 길이 지루했지만.....
시원한 산바람에 하릴없이 앉아있어도 좋은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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