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일산에서 죽전으로 이사를 했다

김씨줌마 2020. 2. 19. 09:00

지난 주 일산에서 죽전으로 이사를 했다

아들이 판교쪽으로 직장을 옮겨

일산에서 다니기엔 시간이 많이 걸려

여러가지 생각을 하다가

죽전으로 이사를 결정하고

집을 구하고  수리하고 이사 하느라 너무나 바빳던 시간들


장거리 이사를 하는 관계로 이른 아침에

포장을 시작했다






버릴것 미리미리 버리고

중요물품 따로 분리하고

오랫만의 이사에 마음이 분주하던 이삿날

전문가들의 빠른 손놀림으로 포장 박스가 쌓여간다




때로는 이사가 묵은 짐들을 정리하기에 좋은 시간이기도 하다

창고의 묵은 짐들을 정리하다가 나온 물건들이

의도치않게 옛 추억들을 소환해

정리하다 말고 자리 깔고 앉아 옛 생각에 잠겨봤다


1987년에 받았던 월급봉투

이걸 왜 버리지않고 남겨두었던 걸까..

예전엔 이렇게 월급봉투가 있어서  잠시 현금 두둑한 

느낌도 좋았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월급은  받으면 후다닥 나가버리니..

마치..잠시 스쳐가는 인연같이 아쉽다





88년도 전화요금 영수증

스탬플러가 녹슬어 문신이 되어버린 영수증






전화도 있었지만 전화보단 편지를 더 많이 주고 받았던

80년대

친구들하고 주고 받으며 고민하고 위로하며 지나온 시간들

그 정 많은 시간들이 생각나

오글거리는 내용들을 하나하나 읽으며

혼자 한숨 쉬었다 웃었다 하며  옛 추억들을 소환해봤다





오랫동안 소식 전하지못해 미안하다며 보내온

시 한장

얼마나 정이 많으며 낭만적인 시간들 이였는지

까맣게 잊고 지나온  문학소녀들의 시간들이다





우표값이 80원

우표의 다양한 디자인도 예쁜  80년대 우표들

취업과 불확실한 미래에 불안해하며 고민들을 얘기했던

80년대 나의청춘과 나의 친구들

하나.둘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면서 먼저 엄마가 된 친구들은

아이를 가진 나에게  불안해 하지 말라며 축복도 주고

여러 이야기를 해 주던 고마운 나의 벗들

그때 그 벗들이 지금까지 건강하게 인연을 주고 받고 있으니

그 또한 고맙고 감사하다





이사 한 죽전 집





집을 보러 다니면서 거실까지 들어오는 밝고 따뜻한 햇살이

좋아서 계약한 집

모든 일이 술~술 잘 풀리고 복 되게 살기를 기원해본다




 짐이 너무너무 많아 다 풀지 못하고 쌓아놓고

끝낸 이삿짐





일주일을 먼지 날리며 북새 떨어 조금 이나마

사람 사는 집 같이 된 요즘

나머진 쉬어가며 정리하기로 하고 대충 박아놓고 손 털었다





새로운 동네로 이사와 인사 할까 하고 사온 호두과자

떡 보다는 호두과자가 더 나을듯해서 했는데

탁월한 선택이였다

받으신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나눠주는 마음도 좋았다





여기저기 낑겨넣고 쟁여 올리며 대충 정리한 이삿짐에

피곤이 쌓여 달달구리 먹고

에너지 충전하러 찾아온  보정동 카페거리

이젠 동네 주민으로 실~실 다녀볼 참이다





분위기 맞춘다고 비도 축촉하게 내리던 날씨

풍성하고 달달한 크림 듬~~뿍 올린 코피 한잔에

무척이나 낭만적인듯

지긋이 멍 때리며 창 밖을 바라다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카페 안의 책을 보니

집에 쌓아 둔 이삿짐 박스 생각나

짐 정리 해야지....

비누방울 처럼 사라진 낭만에 호로록 마시고 컴 백 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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