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생활 이야기

묵을 쑤다....

김씨줌마 2003. 9. 15. 14:51
매미라는 녀석때문에 울 나라도 명절이 엉망이 된듯하네요....
님들께서는 어려움없이 잘 지내시는지요..

이곳의 우리는 휴일인데 학교를 간다고 툴툴거리는 울 아들의 푸념(?)을 들으며....
일상과 똑 같은 날을 보냈답니다.
회사의 일이 바쁜관계로 예정되어있던 모임도 취소되고, 밍기적거리다 유럽에 하나뿐이라는 떡집에서
떡도 못 사고....그저.....조용히 지냈답니다.

김치도 있고, 두부도 있고, 숙주도 있고.....
중국것이지만, 어찌됬건.... 한국사람들이 마니 먹는 식품들이 다양하게 있지만...
"묵"은 없답니다.
울 나라있을때도 뭐....그러케....열심히 먹었던 묵은 아니지만...
갑자기 .... 하~얀 청포묵이 먹고싶었답니다.
고기볶고, 지단붙히고, 김가루 너코, 참기름에 깨소금해서 무쳐먹는 탕평채....

여기저기 물어보니...
중국녹말로 쑤어먹는다고.....
녹말로?
그건.....자신이 안 서고..... 며칠....궁리....
슈퍼에 물어보니...
마침...요즘에.. 한국에서 청포묵가루라는게 들어온다나..... 그것쓰면 아주 쉽다고.....
1킬로그램짜리 1봉지를 사왔다...
6배의 물을 넣고 풀 쑤듯이 하라고 해서 난생첨으로 묵을 쑤기 시작했답니다.

물론...
울 나라에서도 도토리묵등 여러묵을 집에서 만들어서 드시는 분들이 많기때문에.....
그런 분들이 들으시면 그게 무에 대단타고.........
하겠지만...
언제나 별 다른 동요없이 사 먹기만 하던 아짐은 사십이 넘은 지금 묵 만들기에 첨으로 도전한것입니다.

한참 드실꺼예요 .....하며 주던 1 봉지의 묵가루.....
딱 두번으로 끝냈답니다.
6배의 물을 부라고 했지....첨엔 강불 ....나중에 약불.....
열심히 했는데 양을 너무 얏 보고 냄비를 작은것을 써서 벽지를 발라도 좋을만큼 그야말로
되직한 풀이 되었다....
그야말로 묵을쒔군.....

으~~이건 안 되겠어....다시....
이번엔 큰 냄비에 다시 묵 가루 너코. 물 붓고.....
강불...약불....
젓고 또 젓고..... 열심히 저었답니다.
이번엔 뭔가 되는것 같아....흐뭇...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뒤에 플라스틱 반찬통에 하나씩 부어 조롱조롱 늘어놨지요...
흐뭇한 맘으로 들다보고... 맛있는 묵 먹을 생각에 기분이 들뜨고...

그런데...
그릇에 부울때는 아주 농도가 조아보였는데.... 식은후에 보니 낭창낭창한 맛이 덜하고,
우유얼린것 처럼 불투명했습니다.
원래이런건가....물이 적었나......꾹꾹 눌러가면 궁시렁 ...궁시렁....
암튼...
그래도...
묵 물에 데쳐서 갖은양념에 무치니 먹을만은 했답니다.
내가 만든거야..... 큰 소리치며(별걸 다)........

나중에 다시 한 봉지사다.... 다시 한번......낭창낭창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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