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천진난만했던 털팔이의 영어일기..

김씨줌마 2010. 12. 7. 11:38

어깨와 팔이 아프면서....컴도 예전보다 덜 찾게되고....바느질은 더더욱 안 되고....책을 보는것도 ....

물건을 치우는것도.....만~사가  시원치않다...

이것도 해야하고....저것도 해야하고....해야하는데...해야하는데.....하다....그만두기 일쑤다..

 

책장을 들여다보니....읽어야 할 책들이 고요히 책장에 앉아있다.....이리저리 뒤척이다보니....

오래전  시애틀에 갔을때 털팔이가 썼던 영어일기 노트를 찾았다.....

처음 미국이라는 나라에서.....초딩이 아들하고....예나지금이나 변함없이 대화 잘 안 되는 우리 부부...

세 식구가  참...좌충우돌.....정신없이 살았었다....

 

시애틀에서 95년 8월 말부터 97년 6월말까지 살았었다......털팔이가 초등학교 2학년때였다....

남아있는 일기노트를 보니 95년 11월부터 쓰기 시작했나보다.....그져 학교에만 넣어주면....시간이  지나다보면...

아이 영어는 저절로 되고.....친구들도 저절로 잘 사귈줄 알았던 시간들이였다....

 

 

 

말도 안 되는 아이를 무작정 잘 할꺼라는  뜬금없는 믿음으로 지내기를 한 달여.....담임의 호출이 빈번해지기

시작했었다......선생님이 책 읽어주는 스토리 시간에 아이가 집중하지않는다.....선생님인 자기와 눈을 마주치지않는다...등등

9월에 입학시켜놓고.....그 해 겨울이 지날때까지......담임과 빈번하게 상담하고....의논하면서....조금씩 조금씩

털팔이가 학교에 정을 붙혔었다.....한글과 영어 단어를 섞어서 쓰기 시작했던  그즈음 영어일기.....

일기를...영어 단어를 쓸줄 안다는것이 하루하루의 즐거움이 되던 시간들이였는데......지금 읽어봐도.....너무 재미있다....

why 하면 늦게 get up 하고......I'm  급히 go to.......ㅋㅋㅋㅋ

 

 

 

문법이 맞고 안 맞고를 떠나서.....무조건 되는대로 쓰기는 했지만.....나름대로 시간이 지날수록 같이 쓰는

한글이 줄어드는것이 보인다.....

 

 

 

특별한 내용은 아닌...그날이 그날인 아들의 지난 시간들이지만.....귀엽고...순수하고...천진난만한 모습이 보여

한줄 한줄 읽어내려갈때마다 즐거움이 차 오른다....

 

 

 

일년이 지나면서  주위의 대학새내기 누나를 알게되어 일기쓰는것을 봐 주기 시작하면서....내용과 표현이 더욱 풍부해졌었다...

 

 

 

 

 

 

돌아올 무렵에는 어설프게나마 필기체도 제법 쓸만 했었다...한~껏 멋을내어 멋들어지게 쓴 The End....가 재미있다..